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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만들때 생각해야할 것들

Lou Park 2017. 4. 2. 12:25

광고기반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비트가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한다. 무척 아쉬운 소식이다.

그 내막은 잘 모르지만 내 생각은 이러하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는 기업의 사업능력과 무관하게 성공할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첫째가 수익원의 규모, 둘째가 시장의 크기 때문이다.

O2O 플랫폼은 본질적인 수입원이 중개 수수료 기반이다. 양쪽을 연결하여 서로의 정보탐색비용을 줄여주는 two sides business 모델로는 한자리수 이상의 수수료를 받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수십~수백%의 마진을 붙이는 제조업이나 유통업에 비해 수익구조가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창업캠프를 가보면 정말 90% 이상이 O2O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한다. 사업모델이 단순하여 전문 기술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수익성의 문제를 지적하면 하나같이 "대신 고객을 많이 유치한 뒤 광고로 돈을 벌겠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몇명의 조직을 운영할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1백만명 이상의 액티브 유저는 확보해야 가능하다. 카카오도 흑자낸지 몇년 안됐고 배달의 민족도 올해에 들어와서야 흑자전환했다. 그만큼 어렵다.

왜 그러냐하면, 두번째 이유는 국내 로컬시장은 규모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거의 비슷한 모델인 스포티파이나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선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이유도 우리나라보다 몇 배 더 큰 시장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 과녁 자체가 더 크니 명중률도 더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로는 수수료나 광고 기반이 아닌 서비스를 판매하여야 한다. 소개팅 사이트나 취업 사이트나 프론트엔드는 플랫폼이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유료로 판매하여 수익성을 높인다. 수수료만으로는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놓고 시작해야 한다. 국내는 베타테스트 정도로만 하고, 사실 비트가 대규모 투자를 받았을때 동남아나 신흥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입을 시도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여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트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재무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일지 몰라도 당시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사업시장을 개척해서 높은 고객충성도를 이끌어내었기 때문. 얘기 들어보니 저작권 협회에서 멜론 등에 비해 2배나 많은 저작권료를 요구했다고도 하고, "무료 스트리밍"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규제들을 넘지 못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득권들이 이렇게 힘을 합쳐 저지하는데 스타트업이 버티기란 어렵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완성시키고자 고군분투 하였을 경영진들의 고생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비트와 파트너사들의 맨파워가 우수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이번 서비스의 경험을 토대로 더 혁신적인 서비스로 재도약 하실 것을 기대한다.


출처: facebook (최효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