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 스테이를 다녀와서
난생처음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다.
요즘따라 괴로운 마음이 들어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생각하는걸 멈추고 수많은 정보를 뇌에 욱여넣는 행동을 한다는걸 깨달아서였다. 내가 괴로운 것은 심각한건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괴로움 정도기는 하다. 불안과 질투, 후회 같은 감정들인데 이러한 생각들이 아무런 도움도, 피해도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멈추고 싶었다. 괴로움에 대한 원인과 출처에 대한 정의는 끝났지만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고, 템플 스테이가 해답이 되지않을까? 생각했다. 안전한 곳에서 스마트폰을 끄고 하루를 생활하는 것도 궁금했고!
템플 스테이에 온 사람들은 그다지 다양하지 않았다. (ㅋㅋㅋㅋ)
9명중에 8명은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고, 1명은 여자친구가 오자고해서 따라 온 것으로보이는 남자였다.
명상 시간에 왜 왔는지에 대한 이유를 하나하나 들었는데, 대부분 사회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번뇌에 못이겨 조용한 곳을 찾아들어온 것이었다. 템플 스테이 후기 노트가 방 안에있어서 후기도 읽어보았는데 비슷비슷했다. 지루함을 못 견디고 삼행시를 짓고 친구와 오목을 한 후기도 있었는데, 그 발랄해보이는 광기 뒤에도 사회에 대한 피로감이 있어보였다. 마치 닭장처럼...도시와 사회는 효율적이지만 그다지 인간친화적인 구조는 아닌가보다.
명상시간에 스님이 간단하게 말하자면, 행복의 주체가 되는 방법?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해주셨는데 내용이 곱씹을만 했다.
행복과 괴로움, 모두 나에게서 오는 것이고 특히 괴로움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 괴로움을 느낄때 정말 어찌할 수 없는 것까지 생각하면서 괴로워한다. 이를테면 과거나 미래처럼. 과거는 이미 지나가서 어떻게 할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어떻게 할 수 없다. 내가 있는 곳은 현재뿐이니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만 덜어내도 많은 부분이 덜어진다.
하지만 이 둘을 덜어내도, 현재만 생각해도 괴로운 일들은 많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마음대로 뛰쳐나와서 나를 괴롭게 한다. 이럴때 야생마같은 내 마음을 단단히 묶어두고 길들이기 위해 하는 첫번째 스텝이 명상이라고 하셨다. 내가 원하는 바 대로 호흡에만 집중하며 마음을 길들이는 것...! (이게 생활화되면 전집중상중의 상태가 되는 것인가?라며 <귀멸의 칼날> 생각이 들면서 멋있었는데....) 일리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이 늘 행복할 수는 없고, 행복도 지나가고 괴로움도 지나가지만 괴로움에 묶여있지 않기 위해서 마음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그것이 명상이 필요한 이유다.
108배하는 방법도 배우고, 명상하는 방법도 배우니
새로운 생존 스킬을 해금한 느낌이다.
고기 없이 밥먹는 거, 밤 9시에 잠드는 건 나와 맞지 않아서 템플 스테이를 2번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